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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사이트 PROF. PROJECT
김혁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한국 농업의 미래를 엿보다
서울시립대, 미래형 실내 농장 ‘21세기 정조프로젝트’ 공모 선정

농업개혁을 이루고자 했던 조선의 제22대 왕 정조의 꿈이 현실이 된다.
서울시립대 교수진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한 미래형 실내농장 ‘21세기 정조프로젝트’ 과제 공모에 당선됐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4월 첨단 농업기술의 전시·체험과 농산업 스타트업, 생산을 실증할 수 있는 미래형 실내농장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과제를 공모했다. 이에 이충기 건축학부 교수와 김선형 환경원예학과 교수, 이광훈 기계정보공학과 교수, 김태현 기계정보공학과 교수가 라이브스케이프의 안성민 대표,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와 머리를 맞대게 된 것이다.

PROF. PROJECT

연구, 체험, 생산, 문화까지 아우르는
융·복합 식물농장

조선 후기 개혁을 중시했던 정조는 화성을 포함한 수원 일대를 자급자족 도시로 육성하고자 했다. 현재에 빗대면 신도시 건설을 추진한 것이다. 정조는 국영농장인 둔전을 설치하고 저수지를 축조했으며 선진적인 농법 및 농업 경영방식을 운영한 개혁 군주였다.
‘21세기 정조 프로젝트’는 도시 축성과 농업기반을 마련해 수원을 자급형 혁신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정조의 꿈을 현대농업에서 실현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이다. 수원시 옛 농촌진흥청 부지 일부를 활용해 농업의 미래를 보여주고, 연구개발과 생산이 함께 이뤄질 수 있는 첨단도시형 R&BD 센터 설립이 목표다.
첨단도시형 R&BD 센터는 ‘둔방’을 이용한 모듈형 스마트 빌딩농장을 추구한다. 둔방은 정조의 ‘둔전’을 변형한 단어로 연구, 임대, 체험,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가진 빌딩 농장이다. 이 공간은 앞의 기능을 두루 아우르는 융·복합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기존의 실내 농장에서 벗어나 한국 농업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건축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팜 투시도 이미지 스마트팜 투시도 이미지

농업과 연관 산업의 신성장 플랫폼 구축

연구에 참여한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진은 분야별로 ‘21세기 정조프로젝트’의 연구개발 목표를 설정했다.
건축학부 이충기 교수는 수직 형태의 둔방형 빌딩농장의 기본 로드맵, 건축 계획을 작성했다. 환경원예학과 김선형 교수는 4차 산업 및 스타트업 기업과의 연계를 위한 작물 생산 기준 및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기계정보공학과 이광훈 교수는 재생에너지 이용 및 자원의 순환을 통한 에너지 자립형 둔방형 첨단 R&NB 센터 운영안을 제시하며, 기계정보공학과 김태현 교수는 IoT 기술을 이용한 최첨단 제어시설 확립을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라이브스케이프 안성민 대표는 서호주변 단지 설계 기준 및 부대 시설 설계 기준을 작성하게 된다.

고부가 가치의 스마트농업 구현 목표

‘21세기 정조프로젝트’ 연구는 농업과 연관 산업의 신성장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젝트는 창의적 농업기술과 실험농장, 혁신적 농자재와 농업 도구의 개발을 통한 고부가 농산업 구현을 목표로 한다. 또 R&BD 센터를 통해 첨단기술이 집약된 농업 분야의 새로운 소득모델 개발에 대한 대응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신규 스마트농업 연구 지원과 실내 농장에 대한 표준화된 설계 제공을 통한 실내 농장 초기 설비 비용을 절감하는 것도 주어진 과제 중 하나다.

서순탁 서울시립대학교 총장은 “이번 미래형 실내 농장 ‘21세기 정조프로젝트’ 연구 과제를 통해 서울시립대의 환경원예학, 건축학, 기계정보학의 학제 간 융합연구의 좋은 선례”라며 “그동안 서울시립대가 축적한 도시과학 분야의 융합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외 유능한 연구인력을 확보해 미래형 스마트팜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1세기 정조프로젝트’ Q&A

이충기 건축학부 교수 이충기
건축학부 교수
Q. 둔방형 빌딩농장의 특징이 궁금합니다. 또 건축을 계획하시면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원래 한자어 ‘둔’(屯)은 사람이나 물건이 단체나 떼로 모여 있다는 의미입니다. 둔전은 일종의 대규모 조성 농지라 할 수 있겠지요. 중국이나 신라시대에도 둔전제도는 있었습니다. 정조가 둔전 정책을 시행한 것은 군대나 수원성 축조 장소 등에 공급하기 위해 농사짓는 땅을 한 곳에 크게 마련해 조달한 정책입니다. 그러니까 둔전은 논이나 밭이 모여 있는 것이고 둔방은 수직농장에 있어 재배공간이 방의 형태로 모여 있다는 현대적, 혹은 미래형 농토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연구 제안에서는 앞으로 설계할 건축 계획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 구체적인 건축 계획이 포함돼 있지는 않습니다. 이번 연구 과제를 통해 수직형 빌딩농장의 건축 기본계획이 제시될 예정입니다. 제안서의 건물 이미지는 자연광 유입량을 최대화하기 위해 유리를 많이 사용하고 빗물을 모아 농장에 이용하며 재배지가 수평이 아니라 수직으로 층층이 겹쳐지는 건물형 농장이라는 개념적 의도를 이미지로 표현한 것입니다. 제가 맡은 건축계획의 주안점은 수직형 스마트농장을 채울 바이오, 미래형 먹거리와 생산과 관리에 필요한 설비, 이들을 제어하는 스마트 기술, 물과 양분 관리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융합해 기능적으로 최적의 수직형 스마트 농장을 계획하는 앵커 역할을 하는 일입니다.

Q. 둔방형 빌딩농장의 기본 로드맵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둔방형 빌딩농장의 로드맵은 우선, 우리 서울시립대 융복합팀이 각 분야별 기술을 응집해 우리나라 최초로 시립대형 수직 스마트 농장의 모델을 만드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 및 스타트업 기업과의 연계를 위한 작물 생산 기준 및 활용 방안 마련 △재생에너지 이용 및 자원의 순환을 통한 에너지 자립과 R&NB 센터 제안 △IoT 기술을 이용한 최첨단 제어시설 확립 △스마트 농장 및 부대시설 설계 기준 마련 △스마트 수직형 농장 건물의 기본계획 작성 등의 내용이 그것입니다.
원래 1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 일정이나 농림부와 농진청의 요청으로 6개월 안에 완성하는 일정으로 조정됐습니다. 일차적인 모델이 완성되면 미래의 먹거리를 위한 지역형, 작물 특화형 스마트농장, 대중소 규모별 농장 등 다양한 스마트 빌딩형 농장을 연구팀과 함께 진행할 예정입니다. 향후 이와 관련된 융복합 연구기관이나 전공설립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21세기 정조프로젝트’ 과제에 대한 기대감과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선형 교수의 제안에 망설임 없이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도시형 스마트 농장 설계 프로젝트는 해마다 건축과 졸업작품 주제로 관심 있는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적이 있어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이 과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시립대의 위상 제고에 기여하고 나아가 국가의 미래 먹거리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함께 참여한 교수님들, 특히 김선형 교수께 감사드립니다.


김선형 환경원예학과 교수 김선형
환경원예학과 교수
Q. 코로나19로 4차 산업혁명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따른 작물생산 기준이 현재와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요?

코로나19 때문에 농촌에서는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수해가 겹쳐 농산물값도 올라갈 것입니다. 미래에 불어닥칠 식량 위기 문제가 좀 더 빨리 다가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작물생산 기준은 스마트팜도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경작지 위주의 작물 생산 체계가 이뤄져야 합니다. 우리나라 산업형태의 문제점은 지속보다는 유행 위주로 운영되는 것입니다. 프랑스 파리만 하더라도 잘 만들어진 스마트팜이 있지만, 기본적인 경작체계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든지 코로나19처럼 세계 교역이 중단된 상태에서 식량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한국은 절실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Q. 훗날 R&NB 센터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어떤 형태로 제품화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스마트농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추농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시설투자 대비 수익창출지수가 상당히 낮습니다. 미래형 스마트팜은 채소 생산 위주의 스마트팜이 아니라 산업용 식물 소재 생산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보여주기식 농업이 아니라 경작체계를 유지하며, 국민의 먹거리를 해결해 주고 식물 소재 생산과 연결된 하나의 산업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청년창업, 4차산업과 연결돼 미래형 농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21세기 정조프로젝트’ 과제에 대한 기대감과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R&NB 센터 내 일부는 스마트팜 생산물이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첨단농업에 접근할 수 있는 유휴공간으로 구분해 농업적 교류가 이뤄질 수 있는 부분으로 만들 것입니다. 스마트팜은 플라워팜, 머쉬룸팜, 미니프룻트팜 등 얼마든지 대상체가 나타난다면 영역을 넓혀갈 수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팜은 복합산업체이기에 건축, 에너지, 첨단기술이 합쳐지지 않으면 식물 소재 생산이 불가능합니다. 이충기 교수님, 이광훈 교수님, 김태현 교수님 등 각 분야에서 최고인 교수님들로 팀을 구성했기에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종목적은 서울시립대를 통해서 서울시가 내세울 수 있는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광훈 기계정보공학과 교수 이광훈
기계정보공학과 교수
Q. 첨단 R&NB 센터 에너지 자립을 어떻게 구현할 계획인가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연구하겠지만, 지열에너지 태양광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궁극적으로 제로에너지 빌딩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R&NB 센터는 서호와 근접해 에너지 자립형에 유리한 지리적 입지를 갖추고 있어서 서호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수소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Q. 에너지 자립 운영으로 인한 기대효과는 무엇인가요?

단순히 하나의 새로운 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도시농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면서도 작물들을 잘 생산하고 입주해 있는 기업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설계안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수도 서울에도 이러한 둔방형 농작물 센터가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서울시립대의 고유한 모델이 만들어져서 서울 각 곳에 에너지 자립형 둔방형 농작물 센터가 건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아가, 세계 주요 도시에도 이러한 모델이 전파되어 서울시립대가 도시형 농업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21세기 정조프로젝트’ 과제에 대한 기대감과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조프로젝트는 사업책임자인 김선형 교수의 꿈과 노력, 헌신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수주 이후에도 불철주야 정조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고 있는 김 교수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는 참여교수로서 김교수를 잘 보필해 우리나라 도시 농업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데 일조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태현 기계정보공학과 교수 김태현
기계정보공학과 교수
Q. IoT 기술을 이용한 최첨단 제어시설 확립 계획을 세우셨습니다. 이 기술이 어느 부분에 적용될 수 있을까요?

흔히 말하는 1세대 스마트팜의 경우는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 내에 주로 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그리고 상추 같은 엽채류 식물을 재배하기 위한 온습도, 광량 등의 환경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센서와 미리 설정된 범위 내에서 자동으로 환경을 조절(제어)하기 위한 액츄에이터로 크게 구성됩니다. 또한, 외부에서 생산자가 스마트폰 등의 디바이스를 통해 원격으로 환경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통신기술도 접목이 되지요. 이번 과제에서는 대상 작물부터 더 다양화하고, 단순한 환경정보 모니터링/제어에 그치지 않고 작물별 생육 정보, 생산정보 등 맞춤형 빅데이터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딥러닝 등의 첨단기술과 접목해 재배부터 생산, 유통까지 전 주기에 걸친 지능화와 자동관리가 가능한 차세대 스마트팜의 설계 요구조건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Q. R&NB 센터에서 IoT 기술활용이 활용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Io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팜은 식물 성장에 필요한 주요한 온도, 습도, 일조량, 공기질 등의 환경정보를 자동으로 측정, 분석해 노동력과 에너지 등 자원투입은 최소화하되 원격·자동제어 기능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기능만 가지고는 여전히 중요한 의사결정을 기존의 관행적·경험적 농업기술, 즉 사람의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 팀에서 계획하고 있는 스마트팜은 빅데이터 수집과 딥러닝 기술 등을 접목해 작물별 특성을 고려하고 생육 정보까지 결합한 고도화된 지능형 제어까지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스마트팜의 최종 발전단계는 로봇 등 무인자동화 기술까지 결합해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형태로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계의 오류 등에 대한 대응 등도 기존의 디지털 트윈 기술이나 스마트 팩토리 등의 신산업 기술에서 이미 적용하는 빅데이터 기반 분석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Q. ‘21세기 정조프로젝트’ 과제에 대한 기대감과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여러 학과 교수님들을 한 팀으로 묶어서 좋은 프로젝트에 서울시립대 이름을 걸고 참여하기까지 총괄 책임을 맡으신 김선형 교수님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컸다고 봅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 각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시는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기도 하고 다양한 학문계열이 존재해서 융합연구의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팀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과제 계획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다른 전공 교수님들의 아이디어를 들으면서 시야가 많이 넓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학교 융합연구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각오로 같이 노력해 주시는 이충기 교수님, 이광훈 교수님께도 많이 감사드립니다.